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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청운대선사

청봉청운대선사

청봉청운대선사

  • 75대 경허대선사

    행장기
    오도송 문득 코구멍 없는 소 라는 말에 삼천대천세계가 도무지 나라는 것을 알았네 6月 연암산 아랫길에 일 없는 들사람이 태평가를 부르네.
    경허선사참선곡

상세정보

경허선사 성우(鏡虛禪師 惺牛)
(1849∼1912)

선종(禪宗)을 중흥시킨 대선사(大禪師). 성은 송씨. 속명은 동욱(東旭), 법호는 경허(鏡虛). 전주출신. 아버지는 두옥(斗玉). 태어난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며, 9세 때 과천의 청계사(淸溪寺)로 출가하셨다.
계허(桂虛)스님 밑에서 물긷고 나무하는 일로 5년을 보내셨다.
그뒤 계룡산 동학사의 만화강백(萬化講伯) 밑에서 불교경론을 배우셨으며,
9년 동안 그는 불교의 일대시교(一代時敎)뿐 아니라 <논어>·<맹자>·<시경>·<서경> 등의 유서(儒書)와 노장(老莊)등의 제자백가를 모두 섭렵하셨다.
1879년에 옛스승인 계허스님을 찾아 한양으로 향하던 중, 심한 폭풍우를 만나 가까운 인가에서 비를 피하려고 하셨지만, 마을에 돌림병이 유행하여 집집마다 문을 굳게 닫고 있었다.
비를 피하지 못하고 마을 밖 큰 나무 밑에 낮아 밤새도록 죽음의 위협에 시달리다가 이제까지 생사불이(生死不二)의 이치를 문자 속에서만 터득하였음을 깨닫고 새로운 발심(發心)을 하셨다.
이튿날, 동학사로 돌아와 학인들을 모두 돌려보낸 뒤 조실방(祖室房)에 들어가 용맹정진을 시작하셨다.
창문 밑으로 주먹밥이 들어올 만큼의 구멍을 뚫어놓고, 한 손에는 칼을 쥐고, 목 밑에는 송곳을 꽂은 널판자를 놓아 졸음이 오면 송곳에 다치게 장치하여 잠을 자지않고 정진하셨다.
석달째 되던 날, 제자 원규(元奎)가 동학사 밑에 살고 있던 이처사(李處士)로 부터 "소가 되더라도 콧구멍 없는 소가 되어야지."라는 말을 듣고 의심이 생겨 그 뜻을 물어왔다.
그 말을 듣자 모든 의심이 풀리면서 오도(悟道)하셨다.

문득 코구멍 없는 소 라는 말에
삼천대천세계가 도무지 나라는 것을 알았네
6月 연암산 아랫길에
일 없는 들사람이 태평가를 부르네.

그뒤 천장암(天藏庵)으로 옮겨 깨달은 뒤에 수행인 보임(保任)을 하셨다.
그때에도 얼굴에 탈을 만들어 쓰고, 송곳을 턱 밑에 받쳐놓고 오후수행(悟後修 行)의 좌선을 계속하셨다.
1886년 6년 동안의 보임공부(保任工夫)를 끝내고 옷과 탈바가지, 주장자 등을 모두 불태운 뒤 무애행(無碍行)에 나서셨다.
그당시 일상적인 안목에서 보면 파계승이요 괘이하게 여겨질 정도의 일화를 많이 남기셨다.
문둥병에 걸린 여자와 몇 달을 동침하셨고, 여인을 희롱한 뒤 몰매를 맞기도 하셨으며 술에 만취해서 법당에 오르는 등 낡은 윤리의 틀로서는 파악할 수 없는 행적들을 남기셨다.
師는 생애를 통하여 선(禪)의 생활화·일상화 를 모색하셨다.
산중에서 은거하는 독각선(獨覺禪)이 아니라 대중속에서 선의 이념을 실현하려고 하셨다는 점에서 선의 혁명가로 평가받으시고 있다.
법상(法床)에서 행한 설법뿐만 아니라 대화나 문답을 통해서도 언제나 선을 선양 하셨고, 문자의 표현이나 특이한 행동까지도 선으로 거양된 방편이요, 작용이셨다.
師의 이와같은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선풍은 새로이 일어났고, 문하에도 많은 선사들이 배출되어 새로운 선원들이 많이 생겨났다.
오늘날 불교계의 선승(禪僧)들 중 대부분은 師의 문풍(門風)을 계승하는 문손(門孫)이거나 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다.
師는 근대불교사에서 큰 공헌을 남긴 중흥조이시다.
승려들이 선을 사기(私記)의 형식으로 기술하거나 구두로만 일러오던 시대에 선을 생활화하시고 실천화하신 선의 혁명가 이셨으며, 불조(佛祖)의 경지를 현실에서 보여준 선의 대 성자이기도 하시다.
근대 선의 물결이 師를 통하여 다시 일어나고 진작되었다는 점에서 師는 한국의 마조(馬祖)로 평가되고 있다.
만년에 천장암에서 최후의 법문을 하신뒤 사찰을 떠나 갑산(甲山)·강계(江界) 등지에서 머리를 기르고 유관(儒冠)을 쓴 모습으로 사셨으며, 박난주(朴蘭州) 라고 개명하셨다.
그곳에서 서당의 훈장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시다가, 1912년 4월 25일 새벽에 임종게를 남기신 뒤 입적하셨다.
나이 64세, 법랍 56세이다. 저서에는 <경허집>이 있으시다.


경허선사 참선곡(參禪曲) 에.

참선곡(參禪曲)
홀연히 생각하니 도시 몽중(都是夢中)이로다. 천만고 영웅 호걸 북망산(北邙山) 무덤이요.
부귀 문장 쓸데 없다. 황천객(黃泉客)을 면할소냐?
오호라, 나의 몸이 풀 끝에 이슬이요 바람 속에 등불이라.

삼계 대사(三界大師) 부처님께서 이르시되 마음 깨쳐 성불하여 생사 윤회(生死輪廻)
영단(永斷)하고, 불생 불멸(不生不滅)저 국토에 상락 아정(常樂我淨) 무위도(無爲道)를
사람마다 다 할 줄로 팔만 장교(八萬藏敎) 유전이라, 사람 되어 못 닦으면 다시 공부
어려우니 나도 어서 닦아보세. 닦는 길을 말하려면 허다히 많건마는 대강 추려 적어 보세.

앉고, 서고, 보고, 듣고, 착의 끽반(着衣喫飯) 대인 접화(大人接話) 일체처 일체시에
소소 영영(昭昭靈靈) 지각(知覺)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몸뚱이는 송장이요, 망상 번뇌
본공(本空)하고 천진 면목(天眞面目) 나의 부처 보고, 듣고, 앉고, 서고, 잠도 자고,
일도 하고, 눈 한 번 깜짝할 제 천리 만리 다녀오고 허다한 신통 묘용(神通妙用) 분명한
나의 마음 어떻게 생겼는고?...

공한 마음 믿고 관해 고양이가 쥐 잡듯이, 주린 사람 밥 찾듯이, 목 마른데 물 찾듯이,
육칠십 늙은 과부 외자식을 잃은 후에 자식 생각 간절하듯이, 생각 생각 잊지 말고 깊히
궁구하여 가되, 일념 만념(一念萬年)되게 하여 폐침 망찬(廢寢忘饌)할 지경에 이르면
대오(大梧)하기 가깝도다.

홀연히 깨달으면, 본래 생긴 나의 부처 천진 면목(天眞面目) 절묘(絶妙)하다. 아미타불
이 아니며 석가 여래 이 아닌가? 젊도 않고 늙도 않고 크도 않고 적도 않고 본래 생긴
자기 영광(自己靈光) 개천 개지(蓋天蓋地) 이러하고 열반 진락(涅槃眞樂) 가이 없다.
지옥 천당 본공(本空)하고 생사 윤회(生死輪廻)본래 없다.

선지식(善知識)을 찾아가서 요연(了然)히 점검을 받아 다시 의심 없앤 후에 세상 만사
망각(忘却)하고 수연 방광(隧緣放曠) 지내가되 빈 배 같이 떠놀면서 유연 중생(有緣衆生)
제도(濟度)하면 보불 은덕(報佛恩德)이 아닌가?

일체 계행(一切戒行) 지켜가면 천상 인간(天上人間) 복수(福壽)하고, 대원력(大願力)을
발(發)하여서 항수 불학(恒隧佛學) 생각하고, 동체 대비(同體大悲) 마음 먹어 빈병 걸인
(貧病乞人) 괄시(恝視)말고, 오온 색신(五蘊色身) 생각하되 거품같이 관(觀)을 하고,
바깥으로 역순 경계(逆順境界) 부동(不動)한 이 마음을 태산(泰山) 같이 써 나가세.

허튼 소리 우시게로 이 날 저 날 다 보내고 늙을 줄을 망각(忘却)하니 무슨 공부 하여 볼까?
죽을 제 고통(苦痛)중에 후회한들 무엇 하리. 사지 백절(四肢百節) 오려내고 머릿골을
쪼개는 듯 오장 육부(五藏六腑) 타는 중에 앞 길이 캄캄하니, 한심 참옥(寒心慘酷)
내 노릇이 이럴 줄을 뉘가 알꼬, 저 지옥계 저 축생(畜生)에 나의 신세(身勢) 참혹(慘酷)하다.
백천만겁(百千萬劫) 차타(蹉陀)하여 다시 인신(人身) 망연(茫然)하다.
참선(參禪) 잘 한 저 도인(道人)은 서서 죽고 앉아 죽고 앓도 않고 선세하며, 오래 살고
곧 죽기를 마음대로 자재(自在)하며 항하 사수(恒河沙數) 신통 묘용(神通妙用) 임의 쾌락
(任意快樂) 소요(逍遙)하니, 아무쪼록 이 세상(世上)에 눈 코를 쥐어 뜯고 부지런히 하여
보세. 오늘 내일 가는 소가 자욱자욱 사지(死地)로세.

예전 사람 참선(參禪)할 제 마디 그늘 아꼈거늘 나는 어이 방일(放逸)하며, 예전 사람
참선할 제 잠 오는것 성화하여 송곳으로 찔렀거늘 나는 어이 방일(放逸)하며, 예전 사람
참선할 제 하루 해가 가게 되면 다리뻗고 울었거늘 나는 어이 방일한고,

무명 업식(無明業識) 독한 술에 혼혼 불각(昏昏不覺) 지내가니, 오호(嗚呼)라 슬프도다.
타일러도 아니 듣고 꾸짖어도 조심(操心)않고 심상(尋常)히 지내가니 혼미(昏迷)한 이
마음을 어이하여 인도(引導)할고,
쓸데 없는 탐심 진심(貪心嗔心) 공연(空然)히 일으키고 쓸 데 없는 허다 분별(許多分別)
날마다 분요(紛擾)하니 우습도다. 나의 지혜(智慧) 누구를 한탄(恨嘆)할고?
지각(知覺)없는 저 나비가 불빛을 탐(貪)하여서 제 죽을 줄 모르도다.
내 마음을 못 닦으면 여간 계행(如干戒行) 소분 복덕(少分福德) 도무지 허사(虛事)로세.
오호라 한심(寒心)하다.

이 글을 자세히 보아 하루도 열두 때며 밤으로도 조금 자고 부지런히 공부하소.
이 노래를 깊이 믿어 책상위에 펴 놓고 시시(時時) 때때 경책(警策)하소.
할 말을 다하려면 해묵서이부진(海墨書而不盡)이라.
이만 적고 끝내오니 부디 부디 깊이 아소.

다시 할 말 있사오니 돌장승이 아이 나면 그때에 말 하리라.

장군죽비:
 
경허선사님의 참선곡을 이 산승이 意解로 번역한 것이니

이 가운데 난해한 뜻으로 의심되시는 대목을 조목조목 들어서 질문해 주시지오?

아니시면 전체를 다시 풀어서 일러 드리리까?()

 

 

경허대선사 참선곡(參禪曲)


 홀연히 생각하니 모두가 꿈 가운데(都是夢中)로다.

천만고 영웅호걸 북망산 무덤이요,

부귀 문장 쓸데없다 황천객을 면할 소냐.

오호라 나의 몸이 풀끝에 이슬이요,

바람 속에 등불이라 삼계대사 부처님이 정녕히 이르시되

마음 깨쳐 성불하여 생사윤회 영단(永斷)하고,

불생불멸 저 국토에 상락아정(常樂我淨) 무위도(無爲道)를

사람마다 다할 줄로

팔만대장경 가르침(藏敎)이 끼쳐 내려오(遺傳)느니라.

사람되어 못닦으면 다시 공부 어려우니 나도 어서 닦아보세.

닦는 길을 말하려면 허다히 많건마는 대강 추려 적어보세.

앉고 서고 보고 듣고 옷입고 밥먹을 때(着衣喫飯)

사람 만나 얘기할 때(對人接話) 일체처 일체시에

소소영영(昭昭靈靈) 지각(知覺)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몸뚱이는 송장이요, 망상번뇌 본공(本空)하고

천진면목(天眞面目) 나의 부처

보고 듣고 앉고 눕고 잠도자고 일도하고

눈 한번 깜짝할제 천리만리 다녀오고

허다한 신통묘용(神通妙用) 분명한 나의 마음

어떻게 생겼는고?

의심하고 의심하되 고양이가 쥐잡듯이

주린사람 밥찾듯이,

육칠십 늙은과부 외자식을 잃은후에 자식생각 간절하듯,

생각생각 잊지말고 깊이 궁구하여 가되

일념만년(一念萬年)되게 하여

먹고 자는 것도 잊을(癈寢忘饌)때에 이르르면

대오(大悟)하기 가깝도다.

홀연히 깨달으면 본래생긴 나의부처 천진면목 절묘하다. 

아미타불 이 아니며 석가여래 이 아닌가?

젊도않고, 늙도않고, 크도않고, 적도않고,

본래생긴 자기영광(自己榮光) 하늘과 땅을 덮음(盖天盖地) 이러하고

열반의 참낙(涅槃眞樂)이 가이 없노라.

지옥천당 본래 공하고 생사윤회 깨쳐보면 본래없다.

선지식을 찾아가서 똑똑히 분명(遙然)하게 인가(印可)받아

다시 의심없앤 후에, 세상만사 망각(忘却)하고

인연따라 맡겨두고(隨緣放曠) 지나가되,

빈배같이 떠놀면서 인연닿는 중생(有緣衆生) 제도하면

부처님의 은덕 갚는일(報佛恩德) 이 아닌가? 

일체 계행 지켜가면 천상인간 복이 오래(福壽)하고

대원력을 발하여서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움(恒隨佛學)을 생각하고

같은 몸 대자비(同體大悲)로 마음먹어

가난한 이, 병든 이, 거지(貧病乞人)를 괄시말고

오온의 이 몸(五蘊色身) 생각하되거품같이 관(觀)을 하고

바깥으로 뒤집힌 경계(逆順境界) 몽중(夢中)으로 관찰하여

게으른 마음(懈怠心) 내지말고

비고 신령(虛靈)한 나의마음 허공과 같은 줄로 진실히 생각하여

팔풍오욕(八風五欲) 일체경계에 움직이지 말고(不動)

이 마음을 태산같이 써나가세.

허튼소리 우스개로 이날저날 헛보내고

늙는 줄을 망각하니 무슨공부 하려는가

죽을 제 고통중에 후회한들 무엇하리.

사지를 백마디를 끊고(四肢百節) 오려내고

머리골을 쪼개내듯 오장육부 타는중에 앞길이 캄캄하니

한심하고 참혹(寒心慘酷)한 내노릇이 이런 줄을 누가 알것인가

저 지옥과 저 축생 나의신세 참혹하다

백천 만겁 시기잃어(蹉蛇) 다시 사람몸 받기(人身)망연하다.

참선 잘한 저 도인은 서서죽고, 앉아죽고 앓지도 않고,

해탈(蟬蛻)하여 오래 살고 곧 죽기를 마음대로 자재하며

항하의 모래 수(恒河沙數) 신통묘용 마음껏 즐기(任意快欒)며 거니니(逍遙)

아무쪼록 이세상에 눈코를 쥐어뜯고 부지런히 하여보세.

오늘내일 가는날이 죽을날에 당도하니

푸줏간에 가는 소처럼 자욱자욱 사지(死地)로세.

예전사람 참선할 제 잠깐을 아꼈거늘

나는 어이 방일하며,

예전사람 참선할 제 잠 오는것 성화하여 송곳으로 찔렀거늘

나는 어이 방일하며,

예전사람 참선할 제 하루해가 가게되면 다리 뻗고 울었거늘

나는 어이 방일할고,

어리석은 업식(無明業識)의 독한 술에 깨닫지 못하여서

캄캄(昏昏不覺)하게 지내나니,

오호라 슬프도다 타일러도 아니 듣고,

꾸짖어도 조심않고 심상히 지내가니

혼미한 이 마음을 어이하여 인도할꼬.

쓸데없는 허다한 분별 날마다 야단스레 어수선(紛擾)하니 우숩고나 

나의 지혜 누구를 한탄할꼬.

지각없는 저 나비가 불빛을 탐하여서 제 죽을 줄 모르도다.

내 마음을 못 닦으면 어지간한 계행(如干戒行)과

약간의 복덕(小分福德)도 지혜가 없으면 허사로세.

오호라 한심하도다.

이 글을 자세히 보아 하루도 열두때(종일)며,

밤에도 조금자고 부지런히 공부하소.

이 노래를 깊이믿어 책상 위에 펴놓고

시시때때 꾸짖어(警策)서 정신을 차리도록 하소.

할말을 다 하려면 바다물을 먹으로 써도(海墨書而)다하지 못하(不盡)리니

이만 적고 그치오니 부디부디 깊이 아소. 

다시 할말 있사오나,

돌장승이 아기 나면 그때에 말 할테오.     (끝)